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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예배(emerging worship)를 경계한다. 운영자 201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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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예배(emerging worship)를 경계한다.

 

이정현 교수(실천신학)

 

구도자 민감형 예배를 추구한 윌로우크릭교회와 새들백교회는 아주 다양하며 현대적인 방법들을 예배에 동원했다. 이런 노력으로 20세기 말 당시 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교회에 정착을 하여, 새로운 부흥의 시대가 도래 하는 듯했다. 그러나 처음 의도나 목적과는 달리 결과는 좋지 않아 다방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다. 내외적인 비판 중 가장 본질적인 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과,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회개와 헌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구도자 민감형 교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교회 건물이나 장식에서 기독교적 분위기를 내는 십자가, 종, 촛불, 각종 심벌,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이머징 세대에게는 장애물이 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세대가 지남에 따라 세대원들의 문화 속에서 안티적인 것이 우호적인 것으로 바뀐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머징 세대에 맞는 예배로 기획된 것이 ‘이머징 예배’이다. 이는 분명 안티 기독교인들을 향한 대안으로 시작된 구도자 민감형 교회가 이머징 세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데 대한 대안으로 시작된 새로운 유형의 현대적 예배이다.

 

이 예배의 신학적 특징으로는 먼저 전통교리의 수호를 들 수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성경의 권위와 하나님의 삼위일체 속성과 대속에 대한 전통적인 종교개혁자들의 교리를 수호하기 위해 성경에 의존한다. 그리고 ‘사명적 교회’로서의 교회론을 주장한다. 사명적이라는 말에 대해, 킴볼(D. Kimball)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면서 복음대로 살며, 교회로써 복음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들은 또 신비주의적 영성을 강조한다. 그들은 오늘의 맥락에서 고대의 영성과 현대의 영성의 융합을 시도하는데, 그것을 위해 고대 수도원에서 사용했던 영성 훈련 방법을 빌려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선포가 아닌 초청으로써의 설교를 시행한다. 이 내용을 ‘한 편의 긴 설교 대신에 찬양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나, 설교 중간에 공동의 기도를 낭송하는 것이나, 사람들이 일어나서 미술처소로 옮겨서 색칠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찰흙으로 조각 작품을 만드는 것을 허락하기도 한다.’고 킴볼은 확장 설명한다.

 

그러면 이머징 예배의 실제는 어떠한가? 그들은 틀에 박힌 예배 형식을 거부하고 유기적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찬양, 성경봉독, 간증, 침묵의 시간, 찬양, 설교, 영상, 침묵과 묵상의 시간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각각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또 예배당의 미적 감각을 최대로 살린다. 실내조명은 어두움이 오히려 영성을 드러낸다고 보아 전체적으로 어둡게 하고, 십자가, 촛불, 그림, 조각품을 조화롭게 배치한다.

 

이머징 예배는 대중적인 기독교 음악뿐만 아니라 고대 음악과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을 도입하거나 결합한 형태의 음악을 사용한다. 이 예배의 찬양은 결국 포스트모더니즘을 반영하여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음악을 사용하며, 회중 전체가 찬양에 동참하게 하기 위해 찬양대나 찬양단의 위치가 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들의 공 기도는 특정한 때에 정해진 시간동안 드리는 것이 아니라, 예배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배 중 임의적으로 빈번하게 기도를 위해 잠깐 멈추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머징 교회 내에서도 행해지는 설교 형태가 각기 다르고, 어떤 예배에는 아예 설교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 대신 반복 재생되는 음악을 배경으로 각자 창의적인 처소로 가서 기도하거나 성경을 읽거나 묵상하는 것으로 설교를 대신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머징 예배에는 15-50분 이상 설교하는 설교자가 존재한다. 설교 중 예술작품, 소품, 상징들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사용되기도 하므로, 그들의 설교를 ‘강연식 설교가 아닌 상징과 경험, 이미지가 어우러진 유기체적 설교’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머징 예배에서는 성찬식의 비중이 대단히 높다. 기존의 예배가 설교 중심이었다면, 이 예배의 중심은 성찬식이다. 대부분의 이머징 교회는 성찬식을 매주 거행한다. 예배의 말미에 성만찬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든 성도들이 춤을 추며 회전한다. 인도자가 성만찬 감사의 기도(Anaphora)를 드리는 동안 회중들은 두 손을 높이 들고 고대의 노래를 부른다. 빵을 잘라 나누며 이 예식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만찬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신학적 특징과 실제를 가지고 있는 이머징 예배에 대해 다음의 네 가지로 비판할 수 있다. 먼저는 다원주의와의 융합이다. 그들은 권위나 형식을 거부하는 이머징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특정 순서나 인도자, 심지어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고 예배자의 영성을 고취시킬 수 있는 최선의 예배행위를 스스로 선택한다. 이런 예배에서는 예배 공동체가 지향하는 공동의 목적보다는 개개인의 취향과 종교성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심화되는 소비자 지향성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머징 세대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상징이나 예술작품을 동원하고, 기도를 돕도록 향이나 모래와 같이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물질들을 사용하는 것은 예배의 근본적인 토대를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두기보다 소비자 지향적 예배임을 드러낸다. 셋째로 그들은 성경의 권위를 상실했다. 이머징 교회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멕라렌(B. McLaren)과 찰크(S. Chalk)의 저서들을 면밀히 살피면 그들의 성경 해석이 현실에서의 삶에 지나친 강조점을 둔 나머지, 성경이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바를 포기한 채 복음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비주의를 추구한다. 그들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동원하여 소위 하나님 경험을 추구하지만 그 경험조차도 성경에 비추어 봐야 바람직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이머징 교회 운동이 객관적 진리에 근거한 신학 위에 견고히 서지 못하고 개인의 경험 위주의 예배관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구도자 중심 예배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그 한계에 도달한 것처럼 이 예배 또한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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